0. 개요
오늘날 고도의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인간의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들이 점점 그 중요성을 더해져 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다룰 때에는 감각, 지각, 사고, 성격, 지능 및 적성 등 인간의 다양한 특징들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인간의 심리적 원리 및 과정을 밝히는 일은 매우 중요한 분야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심리학은 인문과학에서부터 자연과학, 공학, 정치 및 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에 공헌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여러 대학에서 심리학 관련 학과가 개설되고 전공 및 교양 과목으로 심리학 강의들이 많이 개설되었다. 이런 심리학의 대중화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 모두 가져왔다. 예를 들면, 독심술이나 최면술 이외에도 혈액형별 성격분류, 사주, 관상, 철학 등을 심리학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이 중 일부는 심리학 관련 분야에 속하기도 하지만, 심리학의 기본적인 원리 및 접근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심리학에 대한 오해를 부추길 수 있다.
그렇지만 의료적인 측면에서 심리학은 대상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통제하며 예측할 수 있어 치료에 도움이 된다.
1. 심리학이란
심리학이란 단어는 마음(mind), 정신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psyche'와 어떤 학문을 연구한다는 의미의 '-logy'가 합쳐진 것으로 그대로 풀이하면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또 인간의 행동과 심리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경험과학의 한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과학이란 어떤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 일관성, 객관성, 타당성 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경험과학이란 실제로 경험 가능한 것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이나 정신과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학이 바로 심리학이다.
1) 심리학,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학문
현대 심리학의 시조로 인정받는 독일인 빌헬름 분트는 '자신의 정서 상태 및 정신의 작용과정을 관찰함으로서 정신의 구성요소를 파악하려는 내성법(introspection)'을 기본적인 연구도구로 삼았다. 내성법은 다른 말로 자아성찰법, 반성법이라고 한다.
분트는 내적 경험인 감각, 감정, 생각 및 의욕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라고 주장하였다.
2) 심리학, 인간의 행동을 다루는 학문
1920년대 초반까지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과학은 직접 관찰이 가능하고 측정 가능한 사건을 연구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관찰 가능한 인간의 표현되는 행동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존 왓슨은 '심리학은 누구나 관찰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인간의 행동을 주제로 삼는 자연과학이다.'라고 주장하였다.
3) 심리학, 마음과 행동을 다루는 학문
오늘날 심리학의 개념은 밖으로 표출되는 외현적인 행동과 인간 내면의 생각, 인지, 감정 및 느낌에 대한 포괄적인 면을 모두 포함한다. 즉 심리학은 '인간의 정신과정과 행동에 관한 과학적 연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심리학은 인간행동의 포괄적인 설명에 목표를 둔다. 심리학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정의, 분명하게 규정된 절차, 그리고 결과의 항상성을 강조하는 일반화된 과학적 방법론을 따라야 한다.
참고로 행동의 의미는 광의의 의미와 협의의 의미가 있다. 광의의 의미는 인간의 생각, 사고, 감정 및 인지 등 내면의 심리적 현상과 외부로 표현되는 행동을 모두 포함하여 관찰되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다. 협의의 의미는 직접적인 행동으로 표현되는 눈으로 관찰되는 외현적인 행동을 의미한다.
심리학은 마음과 행동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정의의가 가진 의미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첫째, 심리학은 과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즉, 심리학적 결론의 도출은 과학적 방법론의 원리에 따라 객관적으로 수집된 증거에 의해 이루어진다.
둘째, 심리학의 주제는 사람과 동물의 관찰 가능한 행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개인이나 집단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지에 대한 연구를 한다.
셋째, 심리학적 분석의 대상은 대부분 인간 개인이다. 심리학적 분석 및 연구는 실험실과 같은 통제된 조건에서 개인을 연구하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환경 속의 개인을 연구하기도 한다.
넷째, 인간의 정신과정을 이해하여야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의 행동에는 생각, 계획, 추론, 창조 꿈 등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사건들로 구성된다. 즉, 정신과정의 연구가 심리학의 가장 중요한 기본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4) 심리학의 기본 목표
심리학은 인간의 정신과정을 연구하고 삶에 적용하여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학문이다. 최근 심리학의 적용분야가 점점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의료 및 보건 영역에서는 대상자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한 관계형성의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진 자신에 대한 이해 및 다양한 스트레스 증가에 대한 대책 등이 강조되면서 심리학에 대한 필요성과 활용이 지속적으로 중요시되고 있다.
2. 심리학의 역사
1) 과학 이전의 심리학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심리학의 과거는 길지만 그 역사는 짧다.'라고 표현하였다. 이 말의 의미는 인간이 마음과 심리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고자 한 시간은 오래되었지만, 심리학이 철학에서 분리되어 과학적 학문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길지 않다는 의미이다. 심리학은 18세기 후반까지 철학의 범주에 속한 학문이었다.
심리학이 과학으로 성립되기 이전 초기의 사상가들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신체는 마음과 어떤 관련을 가지고 있는가? 아는 것이 얼마나 생득적으로 주어지는 것인가? 얼마만큼의 경험을 통해서 지식이 획득되는가? 같은 물음을 하였다.
데모크리투스는 '인간의 행동을 몸과 마음의 관점에서 보았으며 행동은 인간이 지닌 자유의지와 선택에 의한 것'임을 주장하였다. 또 소크라테스와 제자 플라톤은 심신이원론을 주장하였다. 이는 마음은 신체와 분리될 수 있고 신체가 죽은 후에도 영속하며 지식은 생득적이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음이란 유기체의 기능이지 따로 떨어진 실체가 아니라는 심신일원론을 주장하며 지식은 선험적인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 저장된 경험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히포크라테스는 4가지 체액설을 주장하였다. 또 가레누스는 '인간의 인체는 물, 불 ,흙, 바람 4가지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인간의 기질과 성격을 연결 지어보는 시도였다. 기질이란 개인의 감정적인 특징을 형성하는 기초로 어린 시절부터 행동으로부터 나타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르네 데카르트는 심신이원론을 주장하였고, 페허느와 분트는 마음과 몸의 관계를 양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실험심리학이라고 주장하였다.
2) 심리과학의 탄생
① 구성주의 심리학
구성주의는인간의 정신, 특히 의식을 구성하는 요소와 그 구조를 분석하고자 했던 최초의 심리학파이다. 현대 심리학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빌헬름 분트와 그의 제자인 티치너에 의해 창시되었다.
구성주의(structuralism)은 마음의 구조적 요소에 대해 연구하는 학파로 마음의 구조를 밝히기 위한 접근방법으로 내성법을 활용하였다. 물리학자들이 물질의 기본 요소인 분자를 연구하는 것처럼 이들도 감각, 감정, 심상과 같은 의식적인 경험의 기본 요소를 분석하고 연구하였으며 주로 시각, 청각, 촉각을 중심으로 연구하였다.
의식의 내용이 복잡하더라도 내성법 훈련에 의해 인간 의식의 구성요소, 요소 간 상호작용, 상호작용의 이유 등을 알 수 있다고 보았다. 구성주의 학파의 대표 학자인 빌헬름 분트는 실험심리학(experimental pshychology)라고 하는 실험하고 관찰해서 증명하는 방안을 운영하였다. 이를 계기로 과학이라는 이름이 붙는 심리학이 시작되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현대심리학의 탄생으로 보고 그를 심리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② 기능주의 심리학
실용주의 철학자이자 기능주의의 대표 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의식의 흐름'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하였다. 심리적 과정과 행동 과정이 작동하는 방식, 즉 유기체로 하여금 적응하고 생존하며 번창하게 만드는 방식을 탐구하였다.
기능주의는 마음의 기능을 강조하는 학파로 마음을 과정적 상태로 접근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기능주의 심리학은 무엇을 보았는 가 하는 의식의 내용 분석이 아니라 어떻게 보았는가 하는 심리적 기능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윌리엄 제임스는 의식의 흐름은 유동적이며 지속적, 인간의 의식적 과정은 환경에 대한 적응이며 정신현상은 개인적, 사회적, 환경적, 생리적 상황을 모두 포함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존 듀이와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적자생존', 즉 환경에 잘 적응한 생물만이 생존하는 것을 보고 생각하는 기능인 의식은 과거를 돌이켜보고, 현재에 적응하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하였다.
3) 심리과학의 발달
1920년대 심리학은 철학과 생물학으로부터 발전하였다. 빌헬름 분트는 철학자이자 생리학자였으며, 윌리엄 제임스는 미국의 철학자였으며, 프로이트는 오스트리아의 내과의사이자 성격에 있어서 무의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피아제는 스위스의 생물학자로 아동의 관찰자이며 인지이론의 대가이다.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는 행동주의 심리학이 주도하였다. 왓슨이 창시한 행동주의 심리학은 어떤 행동의 원인이 되는 자극과 자극에 대한 반응의 관계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이다. 자극(S : stimulus)과 반응(R : response)의 관계는 행동주의 심리학의 핵심이며 이로 인해 행동주의 심리학을 'S-R 심리학'이라고 불렀다. 대표적인 예시가 스키너의쥐를 이용한 학습실험이다.
칼 로저스와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인본주의 심리학을 주장하였다. 성장 잠재력에영행을 미치는 현재 상황의 중요성과 사랑과 인정의 욕구를 충족시키는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1960년대 심리학은 마음이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인간의 인지기능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피아제와 바틀렛이 있다.
인지란 사고하기, 알기, 기억하기 및 의사소통하기와 관련된 모든 심리적 활동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인지라고 하는 것들은 내적 사고과정을 밝히는 것이며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뇌의 정보의 지각 과 처리 및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과학적 탐구로 확장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인지심리학의 발달을 가져왔고, 최근에는 사고과정과 두뇌기능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인지신경과학으로 이어져 심리상담 및 정신치료 영역에서 활용되었다.
오늘날 심리학은 관찰 가능한 행동과 내적 사고 및 감정 모두에 관한 관심사를 포괄하여 접근하는 과학적인 연구로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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