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집단의 심리
1) 집단의 개념
심리학에서 집단이란 일정 수의 구성원이 어떤 목표 아래 서로 상호작용하는 상태를 가리키며 단순한 사람들의 모임인인 집합과는 구별된다. 집단은 6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들의 모인인데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성원간의 공통의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
둘째,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
셋째, 구성원의 일체감이나 우리라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넷째, 구성원 간의 서로 욕구 충족이나 집단 활동을 위한 상호의존적 관계 또는 협력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구숭원간의 규범이 공유되어야 한다.
여섯째, 구성원 간의 지위나 역할이 분화되고 구조화되어야 한다.
2) 집단의 응집력
집단의 응집력이란 집단원들이 집단에 남아있도록 하는 모든 힘의 합이다.
집단의 응집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첫째, 집단이 구성원의 욕구나 동기를 얼마나 충족시키는가. 둘째, 집단이 어느정도 매력의 원천이 되는가로 구성원 간의 태도나 가치의 유사성, 구성원 간의 호의, 협동성, 매력적 목표, 흥미 있는 활동 등이 있다.
집단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조건은 거절의 두려움, 고독과 자포자기의 심정, 열등감 및 실패감, 고통스러운 기억, 과거에 대한 죄책감, 후회, 가장 나쁜 점이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사실, 친밀감에 대한 욕구와 두려움, 중요한 타인들과의 미해결 과제 등을 집단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단의 지도자는 집단이 응집력이 형성되는 것을 잘 돕는 것이 중요하며, 응집력에 대한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신속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3) 집단의 영향
① 사회적 촉진
집단 내에서 타인들의 존재는 개인의 과업 수행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심리학자 노만 트리플랫은 자건거 경륜 선수들이 혼자서 시계만 보고 달렸을 때보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할 때 기록이 단축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 타인의 존재는 성과를 촉진 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후 심리학자들은 공동수행인 경우 뿐만 아니라 단순하게 옆에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수행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사회적 촉진은 조금 까다로운 면이 있다. 보다 어려운 과제에서는 다른 사람이 존재하거나 같은 과제를 수행하는 사람이 옆에 같이 있을 경우 성과가 더 저하되었다.
그리하여 이후의 연구에서는 타인의 존재가 어찌하여 때로는 도움이 되고 때로는 수행을 방해하는지를 밝히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관찰할 때는 각성이 된다. 이러한 각성이 쉬운 과제에서는 정확한 반응을, 어려운 과제에서는 틀린 반응을 강화시킨다.
② 사회적 태만
집단 내에서 사람들은 혼자서 일할 때보다 집단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일할 때 노력을 적게 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혼자 수행할 때보다 집단으로 수행할 때 노력을 덜 하는 현상을 사회적 태만이라고 한다.
사회적 태만이 일어나는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 첫재, 집단 내에서 집단의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개인이 일할 때 개인적인 기여가 확인되거나 평가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집단의 일에 책임감을 덜 느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해서 걱정을 덜 한다.
③ 몰개인화
집단 상황에서 개인이 익명성이 보장될 때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감이 최소화되어 비이성적인 행동 양식을 취하는 현상을 몰개인화라고 한다. 몰개인화는 집단에 참여가 사람들을 각성되게 하고 익명적이게 만들 때 잘 일어난다.
개인이 혼자인 경우에는 대부분 지켜야 했을 규범이나 규칙을 잘 이행한다. 그러나 익명성이 보장되면 규칙이나 규범을 어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짐바드는 몰개인화 연구에서 8명의 대학생 실험참가자를 4명씩 두 집단으로 구성하고, 학습실험에서 학습자가 학습의 오류를 범할 때마다 전기충격을 주도록 요청하였다. 한 집단은 실험참가자들은 헐렁한 흰 실험복을 입고 자신의 정체를 타인들이 알 수 없게 얼굴을 가리는 두건을 쓰고, 이름도 모르게(몰개인화 조건) 하였다. 다른 집단에게는 자신의 옷을 그대로 입고 이름이 있는 명찰을 달게(개인화 조건) 하였다. 그 결과 몰개인화 조건의 실험참가자들이 개인화 조건의 참가자 보다 두 배나 많은 전기충격을 주었다.
4) 집단 상호작용의 효과
집단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좋은 결과도 있지만 나쁜 측면도 가지고 있다. 집단 내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때에는 집단 내 서로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즉, 집단의사결정은 집단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다. 집단의 상호작용의 결과는 집단 극화와 집단사고 현상이 있다.
①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
집단으로 모여 문제해결을 위한 토의를 하면 집단 구성원들은 그들의 태도를 어느 한 쪽으로 편향시키는 경향이 있다. 집단 토의 전에는 개인의 의견이 그리 극단적이지 않았는데, 집단 토의 후에는 양극단으로 쏠리는 태도를 취하는 현상을 '집단 극화' 현상이라고 한다.
Myers와 Bishop은 인종문제를 가지고 집단 논의를 하였을 때 편견이 심한 학생은 더더욱 강한 편견을 가지게 되고, 편견이 적은 수용적 학생은 더욱 더 수용적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처럼 집단의 주도적 경향성이 증가하는 현상을 집단 극화라고 부른다.
② 집단사고(groupthink)
집단사고는 집단 의사 결정 상황에서 집단 구성원들이 집단의 응집력과 획일성을 강조하고 반대 의견을 억압하여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왜곡된 의사 결정 양식을 말한다. 즉, 집단사고는 응집력이 높은 집단의 의사결정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일치추구현상을 말한다.
어빙 제니스는 역사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해서 실패한 사건들의 원인을 분석해서 그 원인이 집단사고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1941년 미국이 예상할 수 있었던 진주만 공습에 대처하지 못한 사건, 1986년 챌린저 우주왕복선이 발사 73초 만에 공중 폭발한 대참사 등은 집단사고와 관련되어 현실에서 벌어진 비극이다. 챌린저 우주왕복선 대참사의 경우 엔지니어들이 우주선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발사 연기를 건의하였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 고위관리들은 별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고 이 건의를 무시하고 발사를 결정하였다.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는 당시 수차례 연기되었던 발사시기에 대한 압력과 여론도 한몫을 했다. 그 결과는 대 참사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95년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국내에서 집단사고가 초래한 최악의 참사 중 하나이다. 특히 붕괴 직전 백화점 간부회의 과정을 살펴보면, 강력한 집단 응집력이 집단사고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당시 간부들은 조직의 최고 권위자인 회장이 걱정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건물 붕괴의 위험성을 보고받고서도 영업을 중지할 것을 건의하지 못했다. 또한 적절한 대치 전략을 적극적으로 고려햐지 않았고, 백화점의 보수 시기와 방법만을 탁상에서 논의하다가 결국 붕괴에 이르게 되었다.
집단사고 발생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은 첫째, 집단의 능력에 대한 과신이다. 둘째, 집단의 폐쇄성, 셋째, 획일성에의 압력이다.
제니스에 따르면 집단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경우는 집단의 응집력이 높은 경우, 집단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경우, 집단 내에서 찬반양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절차가 없는 경우, 집단의 리더가 지시적이고 특정한 결정을 분명하게 선호하는 경우이다.
집단사고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집단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리더는 개방적인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집단사고의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대안으로는 과신 착각을 해소하기 위해 집단구성원들은 본인들의 한계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 가능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대안의 결과에 대해 반복해서 생각하고 부정적인 결과의 가능성을 잊지 않도록 해야한다. 또한, 집단에서 내린 결정과 그에 따르는 결과가 성공적이지 못할 때를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집단 구성원들의 견해에 반론과 의문을 제기하도록 고무시키면 집단의 폐쇄성에 기인한 지각의 오류를 피할 수 있다. 또한, 도덕성 착각과 상대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 관념을 제거하기 위하여 대안과 상황에 대한 윤리적 측면도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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