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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과 과제

[생물학] 미생물과 감염병 - 흑사병, 천연두, 결핵

by 하비™ 2020.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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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은 매우 작아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생물이다. 미생물의 정의는 용어에서부터 알 수 있는데, 미생물이라는 용어는 작다는 의미의 micro와 생물이라는 의미의 organism을 합한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은 아주 작은 생물이라는 의미이다. 미생물은 이 지구에서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는데, 우리 몸속에도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고, 우리 몸 밖 주변에도 미생물이 살고 있다. 즉, 미생물은 인간과 더불어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생물의 존재는 지롤라모 프라카스토르(Girolamo Fracastoro)가 1546년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 가능한 작은 물질”이 전염병의 원인이라고 보고한 것으로부터 시작해 질병과 눈에 보이지 않는 물체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 이후 안톤 판 레이우엔훅(Antonie van Leeuwenhoek)이 1676년 처음으로 단식 현미경으로 주변의 물체에서 움직이는 작은 생물체를 확인하고 작은 동물이라는 의미로 animalcule이라고 불렀다. 맨 처음에는 곰팡이(진균)가 보고되었고, 다음에는 세균과 원생동물이 보고되었다. 이후 전자현미경의 발달과 함께 질병과 관련된 미생물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시작되었다.

1930년대 웬델 스텐리가 세균보다 작은 생물체가 담배모자이크 병의 원인임을 확인하였고, 담배 식물의 담배모자이크 바이러스의 입자를 규명하게 되면서 실체가 알려지게 되었다. 이때 최초로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바이러스가 무생물과 생물이 중복된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적 존재라고 본다.

미생물은 원생생물, 진균, 세균, 고균을 모두 포함한다. 이들은 모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유전적, 생리적, 생태학적으로 매우 다양한 기능을 보인다. 따라서 미생물을 눈에 보이지 않는, 서로 연관이 매우 적은 다양한 생물집단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미생물은 바이러스와 원생생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원생생물은 원핵생물과 진핵생물로 나누어지며, 원핵미생물은 일반적으로 박테리아라고 불리며, 핵막이 없고 대부분 단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진핵미생물은 막으로 둘러싸인 핵을 가지고 있으며, 균류, 동물과 조류 등이 있다.

▲  생명의 나무  ( 출처  :  한국미생물학회 )

 

미국의 학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저서인 「총, 균, 쇠」에서 “질병은 인간을 죽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인 동시에 역사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질병은 인간에게 큰 아픔과 상처를 줌과 동시에 역사를 통째로 흔들었다. 그중에서도 존재만으로 인류의 역사를 바꾸고 큰 상처를 준 질병은 대표적으로 흑사병, 천연두, 결핵이다.

흑사병

진료과

감염내과

질병 분류

1급 감염병

감염병 구분

제1급 법정감염병

분류코드

A20

흑사병은 페스트라고도 불리며,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페스트는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매개하는 감염병으로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벼룩이 사람을 물거나 감염된 액체나 조직과의 접촉 또는 비말 전파를 통해 전파된다. 증상에 따라 림프절형 흑사병, 패혈증형 흑사병, 폐렴형 흑사병 등으로 구분한다. 중세 유럽에서 크게 유행하여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국내에는 발병이 보고된 바 없으며,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에서 부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림프절형 흑사병은 자연 발생에서 가장 흔한 경우로, 감염된 쥐벼룩에 물린 다음 1~7일 후에 물린 자리 근처의 림프절에 통증을 동반한 림프절 부종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대개 벼룩이 다리 부위를 물기 때문에 서혜부와 대퇴 림프절을 가장 흔하게 침범한다. 림프절이 점점 커지면서 통증과 압통이 매우 심하게 나타나며,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빈맥, 극심한 피로 등을 동반한다. 또 피부의 벼룩이 문 자리에서 농포, 구진, 궤양 등이 관찰되는 예도 있다. 사람 간의 전파를 일으키지는 않으나, 치료가 적시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균이 온몸에 퍼져 패혈증 흑사병이나 감염력을 갖는 폐렴형 흑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패혈증형 흑사병은 림프절 페스트가 적절히 치료되지 않을 때 혈액 내 박테리아 증식 때문에 발생한다. 구역,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을 시작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파종성 혈관 내 응고, 급성 호흡부진, 신부전, 의식 저하, 쇼크로 진행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폐렴형 흑사병은 가장 치명적인 형태로, 잠복기는 대게 3~5일이며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오한, 발열, 두통, 전신 무력감의 증상을 동반한다. 비말을 통한 사람 간의 전파가 가능하며 임상적 진행이 굉장히 빠르다. 림프절형 혹은 패혈증형 흑사병의 합볍증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균이 폐를 침범하여 발생한다. 기침, 호흡곤란, 객혈 등의 호흡기계 증상은 발병 2일째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흑사병의 치명률로 림프절형 흑사병은 50~60%, 패혈증형 흑사병과 폐렴형 흑사병은 30~100% 정도이다. 그러나 적절하게 치료할 경우, 림프절형 흑사병은 5~15% 이하이며 폐혈증형 흑사병과 폐렴형 흑사병은 30~50%이다.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 적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없어 사망률이 높아지고, 발병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적이므로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흑사병을 의심하는 경우에는 혈액이나 림프액, 가래 등을 받아서 페스트균 배양 검사를 시행하며 페스트균이 배양되면 확정 진단을 할 수 있다.

흑사병은 아직 유효한 백신이 없다. 미국에서 승인된 백신이 군인이나 실험실 종사자들, 고위험노출군을 대상으로 하여 개발된 적이 있었으나 1999년 제조 및 사용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항생제를 사용하면 흑사병을 치료할 수 있다. 흑사병을 제때 치료하지 못할 경우, 흑사병의 치사율은 50%를 넘기에 임상적으로 의심되면 배양검사를 시행함과 동시에 즉시 치료를 시작한다. 또 의심환자에 노출된 자도 노출 후 7일간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한다. 조기에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 시 림프절형 흑사병의 치사율은 5~10%로 감소한다.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이 일차 선택 약이며, 젠타마이신(gentamicin) 또한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 대체 약제는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열흘 동안 사용하며 해열되고도 적어도 3주간 항생제를 사용한다. 림프절염은 외과적으로 배액 해야한다.

▲  전 세계 페스트 발생지역 분포 (2016 년  3 월 기준 , WHO)

현재는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에서 부분적으로 발병하고 있으며 이외의 지역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흑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외여행 전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http://travelinfo.cdc.go.kr/main)에서 여행하려는 국가의 풍토병이나 유행하는 질병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일 흑사병 유행지역을 여행하게 되면, 개인위생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쥐나 쥐벼룩, 야생동물과 최대한 접촉하지 않고 이들의 사체 또한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설치류의 벼룩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경우 곤충 기피제나 살충제를 사용하거나 보호 의복을 입는 편이 좋다. 죽은 동물도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흑사병 의심환자와는 접촉하지 말고, 비말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 만일, 흑사병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임상적 판단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천연두

진료과

감염내과, 소아청소년과

질병 분류

1급 감염병

감염병 구분

제1급 법정감염병

분류코드

B03

19세기 지구를 공포로 몰아넣은 콜레라나 유럽의 중세시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을 두렵게 한 흑사병도 역사를 뒤바꾸었지만, 천연두는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지구를 공포에 몰아넣고 역사를 뒤흔들었다.

천연두는 두창이라고도 부르며, 두창 바이러스인 베리올라 메이저(중증형)와 베리올라 마이너(경증형)에 의해 유발되는 감염성 질병이다. 국내에서는 1910년부터 1961년까지 총 152,314명의 환자가 발생하였으나 1961년 이후 환자 발생 사례가 없다. 국외에서는 20세기에만 약 300~500만 명이 천연두로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호주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발생하였으나 1975년 방글라데시와 1977년 아프리카 소말리아를 마지막으로 더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WHO는 1980년 5월 8일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공식 선언하였다. 하지만 최근 두창 바이러스는 생물 테러 무기로 이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에 대한 대응이 연구되고 있다.

▲  두창  ( 보건복지부 ,  질병관리본부 ,  대한의학회 제공 )

천연두는 감염된 환자의 입, 코, 인후 점막에 있는 두창 바이러스가 기침 등에 의해서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옮겨져 감염을 일으킨다. 특히 빌딩이나 버스와 같이 제한적으로 밀폐된 공간에서는 두창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전파될 수도 있다. 심지어는 옷이나 침구류 등 오염된 물건에 의한 전파도 가능하다. 두창 바이러스에는 베리올라 메이저와 베리올라 마이너가 있는데, 베리올라 메이저는 가장 일반적인 바이러스의 형태로 더 심한 발진과 고열을 동반한다. 그에 반해 베이올라 마이너는 전체 사망자의 약 1% 혹은 그 이하로 경우가 적고, 그 증상 역시 덜 심각하다. 두 가지 바이러스는 모두 감염되고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는 없다.

임상적으로 피부에 수포 및 농포를 나타내는 다른 바이러스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지만, 갑작스러운 고열과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형태의 수포나 농포가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 두창 바이러스를 세포에서 배양하여 검출하여 확인하거나, 혈청검사에서 면역글로블린의 상승이 확인되면 확진할 수 있다.

천연두는 7~17일, 평균 10~14일 정도의 잠복기가 있다. 천연두의 증상은 전구기, 발진기, 회복기로 나눌 수 있다. 전구기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허약감 그리고 오한과 두통 및 허리통증이 함께 나타나며 때때로 심한 복통과 섬망이 2~3일간 지속한다. 이후 발진기에서는 반점구진상 발진이 구강과 인두부터 시작하여 안면과 팔 등에 나타난 후 몸통과 다리로 퍼져나가며 1~2일 이내에 수포로 바뀐다. 그 후 농포로 변화하는데 특징적으로 둥글고 팽팽하며 피부에 깊게 박혀있다. 8~9일 정도에 딱지가 생긴다. 회복기에는 회복되면서 딱지가 떨어진 자리에 서서히 깊은 흉터가 남는다. 모든 딱지가 박리되면 감염력은 소실된다. 잠복기 후 증상이 발현되는 시점부터 딱지가 완전히 박리될 때까지 감염 기간으로 보는데, 전구기부터 감염력이 있을 수 있으며, 발진 초기 시작 시기에 감염력이 가장 높다.

천연두에 감염되었을 때 가장 치명적인 경우가 출혈성 천연두와 악성 천연두이다. 출혈성 천연두는 진단이 어렵고 임산부에서 잘 발생한다. 경과가 치명적이며 짧은 잠복기 후에 심한 오한과 고열, 두통, 복통 등을 동반하는 전구기를 보이고, 거무스름한 홍반이 발생한 후 피부와 점막에 출현반 및 출혈이 일어나고 발진 출혈 5~6일경에 사망한다. 악성 천연두는 심한 전신증상이 나타나고 농포 단계로 발전하지 않는 부드럽고 평평하면서 서로 융합되는 피부병변을 보인다. 피부가 미세한 나뭇결처럼 보이고 때때로 출혈이 있기도 한다. 환자가 생존하는 경우 가피 없이 회복되거나 중증인 경우 표피박탈이 심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천연두는 사망률이 매우 높은 감염질환으로, 한 때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전체 사망 원인의 10%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베리올라 메이저의 경우 병원성이 매우 높으나 베리올라 마이너는 약하다. 베리올라 메이저는 치명률이 30%로 보고되고 있으며, 베리올라 마이너는 1~2% 정도이다. 만약 천연두가 발생한 적이 전혀 없는 인구집단에서 발생하면 치명률이 50~90%로 보고되었다. 심지어 가장 높은 치명률은 1세 이하의 영아와 노년층에서 관찰되었다. 그러나 정말 다행히도 예방접종으로 면역을 획득한 경우에는 임상 증상이 약하다.

천연두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없는데, Vaccinia 면역글로블린이나 Cidoforvir가 실험적으로나 인체투여에서 부분적으로 효과가 인정된 바 있다. 수액공급과 전해질 교정, 피부 관리, 감염 합병증 조정 등 지지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또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환자는 헤파필터 환기 장치가 설치된 음압 격리병동에서 격리 치료한다.

최초의 천연두 예방법은 천연두를 직접 접종하는 방법이었는데, 치사율을 0.5~2%로 낮추었지만, 실제 접종한 사람이 천연두를 앓을 수 있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후 천연두 백신은 1796년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되었다. 에드워드 제너는 우두의 병변으로부터 채취한 성분을 환자에게 접종하였더니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생기는 것을 발견하였다. 현재의 천연두 백신은 주로 종두종 바이러스를 이용하는데, 백신을 이용한 천연두 예방접종을 하고 나면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은 약 3~5년 정도 지속한다. 이후 다시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면역력은 오랫동안 지속된다. 천연두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3일 이내에 백신을 맞게 되면 대부분 천연두 증상을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4~7일째에 백신을 맞게 되면, 조금의 보호 작용이 있으나 천연두 증상이 계속 악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테코비리메트(Tecovirimat)나 시도포비르(Cidofovir) 등과 같은 항바이러스성 치료제가 개발되기도 하였다.

천연두는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피부 발진 자리에 2차 세균이 감염될 수 있고, 호흡기 합병증이 가장 흔하며, 단순 기관지염에서 시작해서 폐렴까지 오기도 한다. 눈에 침범하는 경우에는 각막염과 각막궤양이 발생하여 실명에 이를 수도 있고, 바이러스에 의한 관절염이나 골수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 뇌에 침범하면 뇌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결핵

진료과

호흡기내과

질병 분류

2급 감염병

감염병 구분

제2급 법정감염병

분류코드

A15.0~A19.0

결핵이란 결핵균인 Mycobacterium tuberculosis complex이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결핵은 대부분 폐에서 발생하지만, 신장, 신경, 뼈, 심지어는 심장에서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폐에 생기는 결핵을 폐결핵, 폐가 아닌 다른 부위에 생기면 폐외결핵이다.

결핵은 기원전 7천 년 경 석기 시대의 화석을 비롯해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 미라에서도 감염 흔적이 발견되었다. 결핵균은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가 결핵균을 학회에서 발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질환으로 사라지지 않고 있다. WHO는 세계 인구의 약 30%가 결핵균에 감염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결핵은 주로 폐결핵 환자에게서 나온 미세한 침방울 또는 비말 핵에 의해 직접 감염되지만, 감염된다고 해서 모두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약 30%의 접촉자만이 감염되고 감염된 사람의 10%가 결핵 환자가 되며 나머지 90%의 감염자는 평생 건강하게 지낸다. 90%의 감염자는 잠복결핵감염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때는 결핵균이 우리 몸속에 존재하지만 억제된 상태라 증상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결핵균을 전파하지도 않는다. 또 흉부 X-선 검사에서도 정상이며, 오직 투베르쿨린 피부 반응검사만 양성으로 나타나는 건강한 상태이다. 결핵이 발병하는 사람들의 50%는 감염 후 1~2년 안에 발병하고 나머지 50%는 그 후 일생 중 면역력이 감소하는 시기에 발병한다. 이런 점 때문에 인간면역 부전 바이러스(HIV) 환자나 6세 미만의 소아 혹은 면역 억제제 치료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활동성 결핵 환자로 발병할 위험이 크다.

결핵균은 다른 병균들에 비해 증식 속도가 매우 느릴 뿐만 아니라, 면역세포의 공격에 대해 매우 잘 적응되어 있어서 염증반응이 훨씬 약하게 일어나며, 심지어 결핵균이 면역세포 속으로 들어가 활동을 멈추고 잠복하는 때도 있다. 결핵으로 인한 증상은 쉽게 감기 혹은 다른 폐 질환으로, 또는 흡연으로 관련된 증상으로 취급되어 종종 증상만 가지고는 결핵인지 아닌지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체로 기침과 가래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하는 경우 결핵으로 의심한다.

폐 안에 결핵균이 들어오면 폐 조직을 녹이면서 고름 상태가 되는데, 괴사 상태가 되면 결핵균이 활발하게 증식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기침뿐만 아니라 가슴의 통증이나 가래 혹은 피가 섞인 가래를 동반한 기침도 증상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폐의 손상이 심해지면, 호흡 곤란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신증상으로는 체중 감소와 발열, 그리고 오한, 식욕감소 등이 있다. 결핵은 발병하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림프절 결핵의 경우 전신증상과 함께 목 부위 혹은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절이 커지면서 동통이나 압통을 느낄 수 있다. 만약 결핵성 뇌수막염과 같은 신경계 결핵이나 심장막 주변에 결핵이 생기는 심낭결핵의 경우 심한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  투베르쿨린 피부 반응검사  ( 보건복지부 ,  대한의학회 제공 )

결핵을 의심할 수 있는 2주 이상의 호흡기 증상 및 전신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 검사를 시행한다. 결핵균에 감염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를 시행한다.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는 좌측 팔의 안쪽 피부 내에 투베르쿨린 용액(RT-23-2TU)을 주사한 후 2~3일 이내에 주사 부위의 피부 결합조직이 단단해지는 경결 반응을 측정한다. 이때 반응 부위가 10mm 이상이면 양성으로 판정한다. 그런데 투베르쿨린은 결핵균에 감염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기에 결핵균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결핵균과 유사한 다른 세균에 노출된 사람이거나 결핵 예방주사(BCG)를 맞았던 사람도 양성이 나온다. 따라서 결핵이 발병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흉부 방사선(X-선) 촬영을 한다. 흉부 방사선 촬영을 통하여 폐에 나타나는 결핵의 흔적을 찾는데, 결핵은 폐의 어느 부위에서나 어떤 모양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며 크기와 모양, 짙은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다. 또 과거에 결핵을 앓고 난 후 완치된 사람도 방사선 사진상에 흔적이 남아있을 수 있다.

▲  결핵의 진행 정도에 따른 흉부 방사선 사진의 변화  ( 보건복지부 ,  대한의학회 제공 )

따라서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객담검사를 시행한다. 이때 시행할 수 있는 객담검사에는 객담도말검사와 객담배양검사가 있다. 객담도말검사는 가래나 혈액 등을 채취하여 슬라이드 글라스 등에 얇게 펴 바른 뒤 염색을 하여 현미경으로 결핵균의 배출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이다. 객담배양검사는 환자의 가래를 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에서 키워 결핵균이 자라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다. 결핵균은 증식하는 데 매우 느려서 보통 객담배양검사는 6~8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결핵 진단을 받으면 치료에 들어가게 된다. 결핵균은 매우 느리게 증식하기 때문에 항결핵제를 1~2가지 정도만 사용하면 내성이 빠르게 생기기 때문에 3~4가지의 항결핵제를 동시에 사용한다. 결핵 치료는 최소 6개월 이상 장기치료를 해야 완치가 되는데, 다제내성결핵이면 보통 24개월 정도 치료할 때가 많다. 보통 1~2개월 항결핵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결핵균이 죽고 기침이나 가래와 같은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되기는 하지만, 이때 치료를 중단할 경우 얼마 후 다시 재발할 우려가 높다. 현재 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항결핵제는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어 먼저 사용하는 항결핵제를 1차 약제라고 부르며, 이보다 효과는 떨어지고 부작용이 더 심해 부득이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항결핵제가 2차 약제이다. 항결핵제는 5개의 군으로 분류한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어 일차적 치료에 사용되는 경구용 일차 항결핵제가 1군으로 이소니아지드, 리팜핀 등이 있다. 또 카나마이신, 스트렙토마이신 같은 주사제가 2군으로 분류되며, 이차 항결핵제로 쓰는 레보플록사신 같은 퀴놀론계 제제가 3군 항결핵제이다. 이 밖에도 프론치오아미드, 시클로세린 같은 경구용 제제가 4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리네졸리드, 클로파지민 같은 약제가 난치성 결핵을 치료하기 위한 5군으로 분류되어 있다. 약물에 내성이 생긴 다제내성결핵이나 결핵성농흉 같은 경우에는 해당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결핵을 처음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90% 이상은 6~9개월의 치료를 마친 후 객담도말검사에서 결핵균이 음성인 것으로 판명되면 완치판정을 받는다.

결핵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 예방하기 위해서는 BCG 접종을 해야 한다. BCG는 우형 결핵균의 독성을 약하게 만든 것으로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결핵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백신이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에 BCG 접종을 하면 발병률이 1/5로 줄어들고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한다. 또 BCG는 폐결핵뿐만 아니라 사망률이 높은 소아의 결핵성 뇌막염이나 좁쌀결핵 예방효과가 좋아서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접종하게 되어있다.

 

흑사병, 천연두, 결핵의 공통점으로 먼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 감염병이다. 흑사병은 페스트균, 천연두는 두창 바이러스, 결핵은 결핵균이라는 병원체에 의해 감염되며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14세기 유럽에서만 2,500만~6,000만 명이 흑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천연두로는 20세기에만 약 300~500만 명이 사망하였다. 결핵은 지난 200년 동안만 사망한 사람이 약 10억 명에 이른다. 이와 같은 사실로 알 수 있듯이, 흑사병과 천연두 그리고 결핵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 감염병이다.

다음은 간단하게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흑사병과 천연두 그리고 결핵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어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흑사병은 개인위생에 신경 쓰면서, 설치류나 죽은 동물을 조심하고, 벼룩에 물리지 않도록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지금은 완전히 종식되었지만, 천연두는 천연두 예방접종을 하면, 천연두에 대해 면역력이 생겨 3~5년 동안 지속된다. 결핵은 BCG 예방접종을 하고, 결핵 환자와 접촉한 옷이나 침구류 등을 소독하는 등으로 예방할 수 있다. 무서운 질병도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예방접종을 하는 등의 간단한 행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흑사병과 천연두 그리고 결핵은 사실 같으면서도 다른 감염병이다. 흑사병과 결핵은 각각 페스트균과 결핵균과 같이 균에 의해 감염되지만, 천연두는 두창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 그리고 흑사병과 결핵은 아직도 새로운 환자가 생겨날 정도로 옛날부터 이어져 오는 감염병이지만, 천연두는 1980년 5월 8일 이후 종식되었다. 또한, 천연두와 결핵은 호흡기를 통한 전염이 되지만, 흑사병은 사람과 사람 간의 전파 사례는 아직 없다. 마지막으로, 천연두와 결핵은 천연두 예방접종과 BCG 예방접종, 항결핵제와 같은 치료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흑사병은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정확한 백신이 현재 없다.

 

이번 미생물과 감염병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질병’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흑사병과 천연두 그리고 결핵이라는 감염병을 조사하면서, 또 삶을 살아가면서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을 직접 겪어보니, ‘질병’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전에 생각했던 ‘질병’이란 그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데 지나가는 하나의 경험이라고만 생각했다. 따라서 위생이나 질병 예방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감염병은 나와 동떨어진 먼 과거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생겨나고, 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아파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무서운 감염병들을 조사하고 나니까 감염병이라는 것이 정말 인류를 모두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고, 역사를 통째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에서 흑사병 대유행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자, 그중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영주가 땅에서 일하는 농노들을 지배하는 봉건제도는 흑사병으로 인해 인구가 줄어들자 붕괴하였고, 살아남은 농노는 이전보다 더 많은 대가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모여들었고, 돈을 많이 모아서 신분을 산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후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흑사병 하나만으로 사회 모습이 변화하였고, 역사가 바뀌었다. 지금의 상황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질병 하나만으로 마스크는 일상생활에서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감염병 관리의 중요성을 느껴 질병관리본부는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기까지 하였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지금까지 ‘질병’이 가진 힘과 영향을 간과하였다고 생각하였다. 개인위생에 무심하던 지난날을 반성하면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과 같은 생활 속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를 기억하며 감염병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미생물과 감염병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한 가지 더 생각하게 된 것은 ‘신의 존재 여부’이다. 개인적으로 기독교라는 종교를 믿고 있고, 신앙심을 가지고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신은 정말 존재하는구나’를 여러 번 느꼈지만, 감염병을 공부하고 지금 현 상황을 보면서 더욱 느꼈다. ‘질병’이라는 것이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왔다. 흑사병과 천연두 그리고 결핵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질병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갑자기 질병이 생겨났고 변종 바이러스가 퍼져서, 사람들은 감염병에 걸리고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역사가 바뀌었다. 또 아무리 인간의 기술력이 발달했고 의학이 발달했지만, 질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빌 게이츠는 “전염병은 핵전쟁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무섭다. 우리는 ‘미사일’이 아니라 ‘미생물’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질병’은 인간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또 감염병이 지나가고 나면,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신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가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흑사병이 지나가고, 정부는 비위생적인 시설을 점검하였고 항만 검역제도가 생겼다. 이런 제도 덕분에 인간은 더욱 깨끗하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여러 공장이 가동을 멈추자 대기 오염을 줄어들었고 맑은 하늘을 되찾았으며 생태계는 회복하였다.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환경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더욱이 ‘질병’은 신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나 또한 위생에 신경 쓰고, 주변 환경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환경이 얼마나 망가졌고, 생태계가 파괴되었으며, 얼마나 많은 동물이 인간을 위해 희생되어야 했는지 생각하며,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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